[아시아엔=박수진 <서울대총동창신문> 기자] “나는 스페인에 하몽이나 파에야를 맛보러 온 게 아니야. 농담 간을 보러 왔어.”
김병선씨는 유창한 스페인어로 스페인 사람을 웃기는 한국의 개그맨이다. 스페인어로 코미디언을 뜻하는 ‘코미꼬’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 스페인 코미디 도전기와 중남미 문화콘텐츠를 올리며 구독자를 24만명까지 모았다.
태권도 특기자로 서울대 체육교육과(07학번)에 입학한 김씨는 대학 시절 개그에 입문했다. 2013년 KBS 28기 공채 개그맨에 합격해 개그콘서트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스페인어는 코이카 국제협력봉사요원으로 페루에서 군 복무를 할 때 익혔다. 그는 2016년 페루의 코미디 행사에 참가해 자신의 스페인어 개그가 현지에서 통하는 것을 알게 되자 2018년 2월 무턱대고 스페인으로 날아간다. ‘오픈 마이크’로 불리는 카페와 바의 스탠딩코미디 무대를 다니며 경험을 쌓았다.
내친 김에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갓 탤런트 에스파냐’에 도전해 한국인 최초로 본선까지 올랐다.
생활비가 필요해 유튜브를 열었지만 초기에는 주목받지 못했다. 스페인 프로축구 발렌시아에서 뛰는 이강인에 대한 현지 축구팬 반응을 번역해 올린 영상이 대박을 터뜨렸다. 덩달아 스페인에서 코미디언으로 고군분투하는 그의 이야기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KBS공채 출신, 스페인어 유창 ‘갓 탤런트 에스파냐’ 본선 진출
구독자들은 어떤 상황에도 유쾌함과 유머를 잃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객석의 반응이 싸늘해도, 현지 개그맨이 인종차별 개그를 해도 동요하지 않고 오히려 개그로 응수해 상황을 반전시킨다.
‘자신감이 대단하다’,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인종차별에 대한 경고를 할 수 있다는 게 멋있다’는 댓글이 달린다.
차별적인 발언에 대처하는 팁도 알려준다. 중국인으로 불렸을 때 할 수 있는 대답 중 하나가 “나는 실업자야, 그래서 스페인 사람이야.” 실업 문제가 심각한 스페인의 상황을 비튼 유머다.
“남한에서 왔냐, 북한에서 왔냐”는 질문에는 “네 행동에 따라 달렸다”는 답을 권한다. 경험상 ‘인종차별 발언을 하는 사람에게도 태도를 달리 하면 친구가 되더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스페인에서 돌아온 김씨는 무대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국내에서 강연과 스탠드업 코미디를 계속하고 있다. 유튜브에선 ‘스페인어로 이것저것 하는 한량’을 자칭하며 스페인어 교육과 중남미 여행까지 콘텐츠를 확장시켰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인기 있는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 관련 영상을 올렸다.
August 07, 2020 at 11:3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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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꼬' 개그맨 김병선 도전기···'개콘'에서 '스페인 무대'로 - 아시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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